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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아라 작성일20-11-16 17:41 조회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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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학살 현장 답사기] 우리 가까이에 있는 비극

[박기철 기자]


▲ 임고서원 포은 정몽주 선생을 기리기 위해 1554년에 준공되었다. 지금은 예전과 달리 여러 부속 시설들이 들어서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관광지로 변모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부속시설은 현재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 박기철

내 고향은 경상북도 영천이다. 그리고 고향 집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임고서원'이라는 곳이 있다. 어린 시절, 임고서원은 꽤 괜찮은 소풍지였다. 그런데 이 일대 아작골(절골)이라는 곳은 한 번에 무려 150명 이상의 주민들이 학살당한 곳이었다.

지난 추석 연휴, 코로나로 인해 하루만 어머니를 뵈러 고향에 내려갔다. 그리고 시간을 쪼개 아작골을 찾아갔다. 지역신문에서 찾아본 바로는 임고서원에서 등산로를 따라 2.5킬로미터 정도 가다 보면 당시 사건을 기록한 안내판이 있는 현장을 찾아갈 수 있다고 나와 있었다. 그런데 찾기가 퍽이나 어려웠는지 두 번의 시도 끝에 찾았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마음을 굳게 먹고 출발했다. 하지만 태풍으로 넘어진 듯한 나무를 헤치며 두 시간 이상 헤맸지만 현장을 찾지 못했다. 결국 체력도 떨어지고 해까지 기울어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산길이 익숙하지 않은 자신을 탓하면서도 현장을 안내하는 어떠한 이정표도 없었던 점은 무척 아쉬웠다.

'우리는 죽으러 간다', 임고면 아작골의 절규


▲ 쓰러져 길을 막고 있는 나무 이런 길을 헤치고 한참을 헤맸지만 이정표가 전혀 없어 결국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 박기철


1950년 7월 말께, 임고면 주민 10여 명은 경찰에 잡혀 영천 경찰서로 끌려 갔다. 이때 경찰서에는 약 150명이 구금돼 있었다고 한다. 1주일 정도 지난 후 임고면 주민 중 일부는 풀려났다. 하지만 나머지 인원들은 8월 7일 새벽, 트럭 대여섯 대에 나눠 타고 아작골이 있는 임고면 선원리로 이동했다. 끌려온 사람들은 임고면뿐 아니라 고경면이나 화북면 주민들도 다수 있었다.

차에서 내린 사람들은 밧줄에 묶인 채 아작골로 올라갔다. 이때 이미 자신들의 운명을 직감했던지 산으로 올라가면서 '우리는 죽으러 간다!'라고 울부짖었다. 이 절규는 트럭 소리에 잠을 깬 주민들의 귀에까지 와 닿았다.

잠시 후 골짜기에서 총성이 울렸다. 얼마 후 주민들이 올라가 보니 굴비 엮듯이 한 줄로 묶여진 시신들이 겹겹이 쌓여 있었는데 그 높이가 어른 키 이상 되는 골짜기를 다 채울 정도였다.

이를 바탕으로 학살 장면을 대략적으로 재구성해볼 수 있다. 먼저 경찰들은 끌고 간 사람들 중 일부를 횡으로 줄 세운다. 그리고 총을 쏘았고 사람들은 골짜기로 떨어졌다. 곧이어 그 다음 줄을 세우고 다시 총을 쏘았다. 이렇게 시체들이 골짜기에 겹겹이 쌓이게 됐다.

가족들은 시신을 수습하고 싶었다. 하지만 경찰은 현장에 접근하면 사상범으로 간주하겠다며 막았다. 그리고 낙동강 전투가 치열해지면서 주민들은 피난을 떠나야 했다. 결국 시신들은 수습되지 못하고 방치될 수밖에 없었다.

9월이 돼서야 주민들이 피난에서 돌아왔다. 그러자 경찰은 집집마다 한 명씩 나오라고 해서 시신을 치우게 했다. 더운 여름 날 한 달 이상 비까지 맞으며 방치됐던 시신은 형체를 알기 힘들 정도로 뭉개지고 뒤엉켜 있었다. 당시 아버지의 시신을 찾기 위해 온 구영회(1935년생)는 시신들의 부패 상태가 너무 심해 결국 아버지를 찾지 못했다고 한다.파워볼게임

수습되지 못한 시신들은 사건 현장에 대충 묻었다. 그러다 보니 사건 이후 10여 년이 지난 1960년 5월 26일자 <영남일보>에는 그때까지도 현장에 백골이 나뒹굴고 있다고 나온다. 또한 같은 기사에서 희생자들 중 일부는 '빨갱이 전과'가 있지만 대부분은 '관제 빨갱이로 몰려 학살된 양민들'로 보인다고 했다.


▲ 임고면 아작골 왼쪽 산 너머에 아작골이 있다. 현재 임고강변공원에는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추모비가 세워져 있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지역 내 코로나 확진자 발생으로 인해 공원 출입이 통제된 상태였다.
ⓒ 박기철


국민을 보호하고 인도하기 위한 '국민보도연맹'

1950년 7월에서 9월까지 영천의 전체 희생자 수는 600여 명에 달한다. 특히 8월에만 380여 명이 집중적으로 희생됐는데 이중 아작골을 포함한 임고면 일대에서 사망한 인원은 280여 명이다. 일가족이 몰살 당해 수십 년이 지나도록 사망신고조차 못한 경우도 있었다.

이런 희생자 수는 인구 대비 규모가 큰 편에 속한다. 이에 대해 그저 좌익세력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단순화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오히려 미군정의 가혹한 미곡수집령과 일부 지주들의 농토 독점으로 쌓였던 분노가 불안한 정세 속에서 연쇄작용을 일으킨 것으로 봐야 한다.

특히 미군정의 미곡수집은 영천에서 가장 가혹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였다. 당시 영천군수 이태수는 미곡수집에 불응할 시 엄벌에 처하겠다고 했다. 군 식량계원은 공출에 응하지 않는 사람들을 세워두고 서로 뺨을 때리게 한 후 차에 태워 유치장에 가뒀다. 그런데 이때 운임 10원과 유치장 숙박료 90원까지 강제로 내게 했다.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계속되니 불만이 쌓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 1946년 인접한 대구에서 미군정에 저항하는 10월 사건이 일어났다. 그러자 영천 주민들은 쌓였던 분노를 표출하며 수만 명이 봉기한다. 영천은 같은 시기에 봉기했던 22개 지역 중 가장 격렬하게 저항했던 곳 중 하나이다. 이 사건은 영천에서만 600여명이 체포되고 9명이 사형 선고를 받으면서 마무리되었다.

이후 국가는 1949년 6월 5일 국민보도연맹을 조직했다. 1950년 2월 경 영천에도 국민보도연맹이 결성됐다. 그리고 10월 사건을 포함해 이후 발생했던 유사 사건 가담자들이 다수 가입하게 된다. 이렇게 국민보도연맹 가입자가 많아지다 보니 희생자 규모도 커진 것이다.

국가는 국민보도연맹에 가입하면 과거 좌익 활동 혐의를 묻지 않고 생명과 안전을 보장해준다고 선전했다. 앞선 임고 아작골 희생자 일부도 남로당 경력이 있었지만 이런 정부의 말을 믿고 가입한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가입자들을 모두 좌익 인사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남로당 조직원들이 자수하고 가입한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다수는 할당량을 채우기 위한 경찰과 당국의 회유와 협박 때문에 가입을 '당한' 사람들이었다.

빨치산에게 식량을 빼앗긴 사람도 전후 맥락 고려없이 무조건 부역자로 취급하던 시기였다. 이렇게 좌우익 양쪽에서 시달리던 양민들은 혹시라도 뭔가 작은 것이라도 책잡힐까 하는 걱정에 보도연맹에 가입했다. 하지만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정부는 이들을 모두 적대세력으로 간주하고 군과 경찰에 정리하라고 지시한다.

인권평화연구소 신기철 소장은 한국전쟁 초기에 정부가 낙동강 방어전선까지 후퇴했던 경로를 따라 보도연맹원 학살이 자행되었다는 점을 밝혔다. 국민을 '보호'하고 '인도'하기 위해 국민보도연맹이라 명명했지만, 실제로는 '비국민'으로 낙인찍어 죽음의 길로 인도했다.

학살은 가까운 곳에 있다

얼굴을 본 적 없는 나의 큰아버지는 한국전쟁에서 전사했다. 하지만 시신을 수습하지 못해 대전 현충원에 이름만 남겨져 있다. 그래서 어렸을 때는 할머니 손을 잡고 여러 보훈 행사에 따라가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영천에서 벌어졌던 낙동강 전투의 치열함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끔찍한 학살에 대해서는 누구도 얘기해 준 적이 없었다. 영천의 학살은 임고뿐 아니라 대창, 북안, 금호 등 곳곳에서 자행됐다. 이곳은 모두 학창 시절 친구들이 살았던 곳이다. 친구들과 뛰어다니고 멱을 감던 산과 들, 강에서 수많은 민간인들이 피를 흘렸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나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너무 무관심했던 내가 부끄러웠다. 이를 계기로 시간이 날 때마다 전국의 학살 현장이 현재 어떤 모습인지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어떤 곳은 추모비와 추모공원이 세워져 있기도 했다. 하지만 많은 곳은 아작골처럼 현장을 안내하는 이정표 하나 없이 잊혀지고 있었다. 우리는 현대사의 불행한 일들을 나와는 멀리 떨어진 이야기로 생각할 때가 많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아무 지역명이나 입력하고 뒤에 '학살'이라는 단어를 붙여서 검색해보라. 조직적인 학살이 놀라울 정도로 광범위하게 일어났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올해로 진실화해위원회가 활동을 종료한 지 10년이 됐다. 하지만 아직도 밝히지 못한 사건들과 억울한 이들이 많다. 그래서 현재도 많은 사람들이 진실규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우여곡절 끝에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발족했다. 이들의 노력에 많은 관심과 지지를 보내는 것이 더이상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길 바라는 우리들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한다.

[참고자료]
박태균, <한국전쟁>, 책과함께
신기철, <국민은 적이 아니다>, 헤르츠나인
임영태, <한국에서의 학살>, 통일뉴스
영천신문(2020. 5. 23) <영천문화유산 다시보기 2, 임고면 선원리 아작골 원혼비>
진실화해위원회, <경북 영천 국민보도연맹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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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전파 위험 계산기 사용해 수능교실 감염 위험 분석해보니

울산시 중구 중앙고등학교에서 1학년 학생들이 거리를 둔 채 교실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제공
교실이나 사무실에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전파 위험을 공간의 넓이나 환기 여부를 넣어 산출하는 계산기가 개발됐다. 이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교실에서 환기와 마스크 없이 이틀간 환자와 함께 머무르면 최소 한 사람이라도 감염자가 나올 확률은 9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수학능력시험 고사장의 상황을 입력해 산출한 결과 같은 공간에 감염자가 있을 경우 한 사람이라도 감염될 확률은 7.2%로 계산됐다.

독일 막스플랑크 화학연구소와 키프로스 연구소 공동연구팀은 실내 에어로졸 전파로 발생하는 코로나19 감염 확률을 추정하는 계산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13일 발표했다.

공기 중에 떠다니는 에어로졸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전파의 경로 중 하나로 꼽힌다. 에어로졸은 침방울과 달리 땅에 떨어지지 않고 오래 머물면서 방 전체로 퍼질 수 있다. 밀폐된 공간에서 여러 사람이 장시간 머물면 감염 확률이 높아지는 이유다. 어떤 일을 하기 위해 여러 사람이 한 공간에 머무르는 일이 많은 만큼 공간을 환기하거나 마스크를 쓰는 것으로 감염 위험을 낮추는 식으로 관리해야만 한다.

연구팀은 감염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를 가정하고 이를 토대로 감염 확률을 계산하는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성인은 평균 분당 10L의 공기를 마신다’거나 ‘코로나19에 감염되려면 한 사람당 약 300개의 바이러스를 마셔야 한다’와 같은 가정이 포함됐다. 여기에 공간의 넓이와 천장의 높이, 내부 사람의 수, 함께 머무르는 시간. 말하는 빈도와 말하는 소리의 크기 등이 포함됐다. 환기 여부와 마스크 착용 여부도 함께 고려했다.

예를 들어 천장 높이가 3m이고 면적이 60㎡인 교실에서 10세 학생 25명이 6시간 동안 수업을 들으면서 이틀 동안 함께 있었다고 가정하면 다른 학생이 감염될 확률이 10%라고 계산된다. 25명 전체를 놓고 봤을 때 한 사람이라도 감염될 확률은 90%로 나타났다.

환기나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등 방역에 도움을 주는 행위를 할수록 감염확률은 떨어진다. 매시간 창문을 열어 환기한다고 가정하면 확률은 60%로 떨어진다. 또 모든 학생이 마스크를 착용하면 위험은 24%로 떨어진다. 학생의 절반만 수업에 참여하면 확률은 12%로 떨어진다. 요스 렐리펠트 막스플랑크화학연구소 국장은 “계산에 따르면 정기적 환기를 통해 감염 확률을 최대 2분의 1로, 마스크 추가 착용으로 10분의 1까지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파워볼


수능 상황을 가정해 계산했다. 학생 24명은 아무도 떠들지 않고,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으며 환기는 약 2시간마다 진행된다. 막스플랑크연구소 홈페이지 캡처
계산기는 다양한 공간에 적용가능하다. 다음 달 2일 진행되는 수능 고사장을 가정해 적용해보니 개인이 감염될 확률은 0.32%, 한 사람이라도 감염될 확률은 7.2%로 계산됐다. 높이는 3m, 면적이 60㎡인 교실에서 8시간 동안 아무도 말을 하지 않는다고 가정했다. 여기에 교육부가 지난달 16일 발표한 수능 지침인 교실 내 24명 입실과 마스크 반드시 착용, 매 쉬는시간 환기를 적용했다.

연구팀은 도출된 값이 가정에 기반해 정확한 것은 아니라며 대신 이를 참고해 위험을 줄이는 데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기 중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생존시간과 감염된 사람이 방출하는 바이러스의 수 등이 지금까지 연구된 결과들을 바탕으로 한 가정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프랭크 헬리스 막스플랑크화학연구소 그룹리더는 “우리의 가정은 과학의 현재 지식을 기반으로 한다”며 “계산에는 변수가 있지만 이 알고리즘은 여러 사람들이 실내 환경에서 감염 위험을 평가하고 적절한 조치를 하게 해 감염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실내공간 감염확률 계산기: https://www.mpic.de/4747361/risk-calculator?en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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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오후 경기 과천 지식정보센터 모델하우스를 방문해 아파트 청약시장 부동산 정책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2020.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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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난방 공급 개시·공업 생사 재개 등이 원인
17~18일 비가 내린후 해결

[서울=뉴시스] 문예성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맑은 하늘을 유지해 오던 중국의 북부 54개 도시에 대기오염 경보가 내렸다.

15일 중국 펑파이 신문은 수도권 이른바 징진지(京津冀 ·베이징, 톈진, 허베이성), 펀웨이평원(汾渭平原, 산시·허난 등) 지역에 포함된 54개 도시에 대기오염 경보가 발효됐다고 전했다.

54개 도시 중 47개 도시에는 중국 스모그 경보 3단계(적색, 등색, 황색) 중 두 번째인 등색 경보가 내렸고, 7개 도시에는 황색경보가 내렸다.

지역별로는 허난(河南)성에서 18개 도시, 허베이(河北)성에서 12개 도시, 산둥(山東)성에서 12개 도시, 산시(陝西)성에서 4개도시, 산시(山西)성에서 6개 도시가 포함됐다.

환경 당국은 이번 대기 오염의 원인에 대해 "최근 많은 지역에서 겨울철 난방 공급이 시작됐고, 교통량이 증가했으며 공업 생산이 재개됨에 따라 대기 오염물질 배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또 “기온 안정세와 역온 형상 등 불리한 기상 조건이 대기오염을 더 악화시켰다”고 부연했다.

당국은 "이번 대기 오염은 17∼18일 비가 내리면서 끝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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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분 몇 대엔 외산 탑재, 나머지 국산 탑재 협의
독일 업체, 연내 계약 미체결시 공급 불투명 주장
선택지 줄어든 당국 및 체계업체 입장 선회한 듯
20일 사업분과위·25일 방추위서 '외산' 결정 전망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육군 K2 전차 변속기 국산화 사업이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고 있다. 현재 변속기를 공급하고 있는 독일 업체가 연내 3차 양산 계약이 이뤄지지 않으면 제품 공급이 어렵다는 입장을 취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16일 군 당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20일께 사업분과위원회를 열어 K2 전차 3차 양산 분에 대한 해외 변속기 수입 안건을 구체화하고 25일께 국방장관 주관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 상정해 이를 의결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마지막 단계서 볼트 하나 때문에 고배

국산 변속기는 과거 야전시험(OT)과 도로시험(DT)에 성공해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은바 있다. 그러나 K2전차 2차 양산 사업에 탑재하기 위한 2017년 마지막 내구도 평가 중 통과 주행 기준인 9600㎞에 못미치는 7359㎞에서 독일제 볼트 하나가 파손돼 제품 납품이 무산됐다.

국산 변속기에 대한 내구도 시험은 사소한 결함도 용납하지 않는다. 외산은 단순 정비를 통해 중단된 시점부터 다시 시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국산은 처음부터 다시 시험해야 한다. 앞서 독일제 변속기가 상대적으로 낮은 기준 규격에 따른 내구도 시험마저 면제받고 도입된 것으로 국회 국정감사 과정에서 드러난바 있다.

육군 기계화보병사단 소속 K2전차들이 연막차장을 뚫고 기동하고 있다. [사진=육군]

육군 기계화보병사단 소속 K2전차들이 연막차장을 뚫고 기동하고 있다. [사진=육군]
이같은 국방규격의 형평성과 모호성 문제로 논란이 계속되자, 지난 7월 박재민 국방부 차관과 왕정홍 방사청장 주관으로 열린 제6차 방위사업협의회는 국방규격을 구체화 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업체와 국방기술품질원 간 이견이 계속돼 왔던 것을 감안해 판정이 어려울 경우 전문위원들로 구성된 협의체에서 검토·판단키로 했다.
하지만 돌연 방사청은 시험평가를 국방기술품질원이 주관하지 않으면 규정 위반이라며 다시 이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에 업체 측은 2차 양산 당시 내구도 시험의 혼란이 재현될 것을 우려해 반대했다. 지금까지 국산 변속기에 대한 시험평가가 이뤄지지 못하고 시간만 허비한 배경이다.

연내 계약 안하면 제품 못준다 ‘어깃장’?

이후 관련 당국과 K2 전차 체계종합 업체인 현대로템, 변속기 개발업체 S&T중공업 등은 국산화에 필요한 내구도 시험기준인 320시간을 감안해 내년 3월께 까지 시험을 끝내는 방안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3차 양산 분 초기 몇 대에만 독일산 변속기를 넣고, 이후 물량은 국산을 탑재해 2022년 전력화 일정을 맞춘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현대로템 노조와 S&T중공업 노조는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변속기 국산화에 대비해 독일산 핵심부품인 변속장치(레인지팩)와 유체감속기(리타더), 좌우브레이크, 정유합 조향장치(HSU) 등을 국산화 했고, 특히 변속기의 두뇌역할을 하는 변속제어장치(TCU)도 100% 자체 개발을 완료하고 검증 절차만 남은 상태”라며 국산 변속기 채택을 촉구했다.

그러나 독일 변속기 업체가 올해 연말까지 계약이 체결되지 않으면 제품 공급이 어렵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현대로템과 군 당국 입장에선 국산 변속기 시험 실패시 선택지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국산 변속기 사업 포기로 입장을 선회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왕정홍 방사청장은 지난 9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체계와 변속기를) 분리해서 시험을 더 하고 한다는 자체가 너무 위험하고, 그렇게 하면 독일산 변속기에 대한 주문이 올해 나가지 않고 내년에 나감으로 해서 비용도 많이 상승된다는 부정적인 얘기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왕 청장은 국산 변속기가 외산 보다 약간 더 비싸다고 언급했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작성한 1500마력 변속기 가격 비교 보고서가 근거다. 이에 따르면 국산 변속기가 3000만원 가량 더 비싼 것으로 돼 있다. 이는 2차 양산 기준 외산변속기 대비 국산이 약 1억원 가량 저렴하다는 업계 추정치와 다른 것이다.파워사다리

한편, 방사청은 올해 K2 전차 3차 양산 사업 예산 350억원을 받았다. 2021년 정부안에는 2차 양산분과 3차 양산분을 합쳐 3094억원을 포함돼 있다.

김관용 (kky144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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